학습자료실

[보충자료 - 보건교사] 교육학 - 양성평등교육의 실제
Date. 2004.06.03
[보충자료 - 보건교사] 교육학 - 양성평등교육의 실제 *** 남자니까 여자니까…고정관념 버리세요 *** ■ 남녀평등 교사상 받은 류현철 교사 남학생은 고무장갑 끼고 김치 담그기. 여학생은 못질하고 톱질하기. 체육대회때 남학생과 여학생이 2인1조로 달리기하고, 손잡고 함께 줄넘기 하기…. 청북중학교. 경기도 평택에 있는 조그만 농촌 마을에 있는 학교다. 교장선생님까지 포함해 교사가 13명, 여섯개 학급의 학생을 모두 합해도 150명 밖에 안되는 이 작은 학교에 ‘양성평등’ 바람이 불고 있다. 남학생,여학생 할 것 없이 아이들은 ‘양성평등’을 입에 달고 다닌다. 대부분 농사를 짓는 보수적인 농촌 학부모들도 자녀의 입을 통해 밥상머리에서 나오는 ‘양성평등’이란 말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지난 2002년 도 교육청으로부터 이 지역 첫 양성평등 시범학교 지정을 받은 이 학교 교사·학생·학부모들은 남녀관계에 대해서만큼은 “스스로 놀랄 만큼” 많은 의식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고 말한다. “우선 아이들과 학부모·교사 모두가 갖고 있는, ‘남자는 이래야 하고 여자는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부터 깨뜨리기로 했습니다.” 두해 동안 양성평등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맡아온 류현철(42) 교사는 스스로 이런 ‘고정관념’의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젊은 시절 감수성이 예민해 놀림을 당했어요. 강하지 못하고 여자같다는 거였죠. 이런 면에서, 성적 차별의 피해자는 남녀 모두라는 생각입니다.” 시범학교 지정을 받은 뒤 류 교사는 우선 성차별적 의식을 개선할 분위기부터 만들기로 했다. 학교 도서관에 양성평등 관련 책·비디오 등 자료를 가져다 놓고 학교 홈페이지에도 관련 자료실을 마련했다. 교실에선 ‘남학생 먼저·여학생 나중’이었던 출석부를 남녀 혼용으로 바꾸는 등 변화를 시도했다. 교사들도 매달 자료를 제작하거나 외부인사를 초청해 의식 개선을 위한 연수를 받았다. 학부모들에겐 끊임없이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평등부부’‘성비 불균형’‘가사분담’ 등을 주제로 한 글을 통해 가부장적 사고에 젖어있을 학부모들의 생각을 바꾸고 양성평등 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 경기도 평택시 청북중학교의 양성평등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온 1학년 1반 담임 류현철 교사와 이 학급 남녀 학생들이 교실에서 즐겁게 손을 흔들고 있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체험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매주 수요일을 ‘양성평등의 날’로 지정하고 아침 방송시간에 ‘양성평등 훈화 자료’를 내보냈다. “직원 회식 자리에서 과장님이 미스 최를 ‘우리 부서의 꽃’이라며 불러 옆에 앉힌 뒤…” 아이들은 수업시간을 활용해 역할극을 했다. 특별활동 시간에는 ‘명절에 남녀 역할 바꿔하고 느낌 발표하기’ 등과 같은 주제를 발표하고 토론했다. 두 해 동안 양성평등 글짓기대회, 표어·포스터 그리기, 모의법정, 영화제·사진제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아이들에게 “양성평등이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비슷한 얘기가 쏟아져 나왔다. “남자는 이렇고 여자는 저렇다고 하지 않고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사는 것이죠!” “학생들이 확실히 변했습니다. 남자 아이들은 아무때나 힘자랑 하려 하지않고, 여자 아이들은 힘든 일 할때 빼달라는 얘기 안합니다. 학부모님들이 양성평등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는 점도 성과지요. 더 깜짝 놀랄 일은 저 스스로 변했다는 것이구요.” 예전엔 그저 한 아내의 남편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였지만, 류 교사는 이 교육을 시작하면서, 한 여성의 남편이자 두 딸아이의 아빠로 변했다고 말한다. “평등부부가 어떤 것인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데서 출발한다고 생각해요.” 류 교사는 양성평등 교육 등에 관한 공적으로 지난해말 여성부로부터 제5회 남녀평등 교사상을 받았다. - 한겨레 04. 1. 8 :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